재무 실전 일지 · 6편

은퇴 숫자를 계산했다 — 거기엔 자녀 계획이 있어야 했다

막연하던 은퇴가 숫자가 되자, 그 안에 '자녀를 어디까지 지원하나'가 함께 들어왔다.

현재를 다 그리고 나니, 미루던 질문 앞에 섰다. "그래서 나는 언제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나?" 막연히 '55세쯤'이라고만 생각했지, 숫자로 따져본 적은 없었다. 이번엔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연금을 빼고 보면 막막하다

처음엔 국민연금을 0으로 놓고 계산했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 지금 저축 속도로는 70대 후반에나 목표 자산에 닿았다. '55세 은퇴'는 거의 농담처럼 멀어 보였다.

그런데 이건 최악의 가정이었다. 국민연금 예상액을 실제로 조회해 넣자, 그림이 확 당겨졌다. 여기에 두 가지 자연스러운 변화를 더하니 —

  • 대출을 다 갚고, 자녀 사교육이 끝나면, 지금 거기 나가던 돈이 통째로 저축으로 돌아온다.
  • 그 저축을 부업으로 조금만 더 끌어올리면 —

목표 도달 나이가 50대 초·중반으로 내려왔다. 막연하던 '55세'가, 갑자기 손 닿는 숫자가 된 것이다.

조기 은퇴의 진짜 비용: '공백'

다만 하나 배웠다. 국민연금은 65세부터 나온다. 55세에 그만두면 그 사이 약 10년을, 연금 없이 순전히 내 자산으로만 버텨야 한다. 이 '공백 자금'이 필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조기 은퇴가 비싼 이유가 여기 있었다. (그래서 '완전 은퇴' 대신 '반은퇴 — 소득을 조금 유지'가 이 공백을 메우는 강력한 카드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깨달은 것: 은퇴 계획에는 '자녀 계획'이 들어가야 한다

계산을 하다 보니 도저히 뺄 수 없는 변수가 있었다. 자녀.

우리 집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1순위는 나와 아내의 노후, 2순위가 자녀 지원. 순서가 이래야 하는 이유는 이기심이 아니다 — 내 노후가 무너지면 결국 자녀에게 손을 벌리게 되고, 그게 자녀 인생에 가장 큰 짐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탄탄한 노후가, 사실 자녀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래서 지원 범위를 정했다. 양육과 교육(고등학교)까지는 내 책임. 대학부터는 아이가 스스로. 등록금·독립·결혼은 지원 목록에서 뺐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일찍 알려주고, 어릴 때부터 작은 투자로 '돈을 다루는 법'을 함께 가르치기로 했다. 물고기 대신 낚시법을.

이 결정은 냉정해 보이지만, 계산기 위에서는 오히려 계획을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 자녀 대학 자금이 필요한 시점(내가 50세쯤)은 하필 은퇴 직전이라, 여기서 목돈이 빠지면 방금 그린 은퇴 그림이 통째로 흔들린다. 대학을 자립으로 돌리자, 그 위협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교육비가 끝나는 시점이 은퇴 직전 저축을 밀어 올려줬다.

남은 한 문장

은퇴 숫자를 처음 계산했을 때 든 생각은 이거였다. "은퇴 계획과 자녀 계획은 따로가 아니다." 하나의 그림 위에서, 무엇을 지키고(노후) 어디까지 도울지(자녀)를 함께 정해야 숫자가 맞는다.

막연한 불안으로 시작한 이 일지가, 이제 "50대 초·중반, 이렇게 하면 도착한다" 는 한 줄로 좁혀졌다. 물론 그 도착은 '버는 힘(부업)'을 얼마나 키우느냐에 달렸지만 — 적어도 이제, 미래가 그려진다.

(이 글에 나온 계산은 사이트의 은퇴 설계 계산기와 재무 단계 진단으로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숫자는 사생활을 위해 범위로만 적었습니다.)

핵심 주장 확인 자료 · 검토 기준 2026-08-15

아래 자료에서 본인에게 적용되는 최신 조건을 다시 확인하세요. 링크는 특정 상품 가입을 권하는 제휴 링크가 아닙니다.

이 글은 교육·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투자자문이나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함께 생각해요

이 글을 읽고 생긴 질문이나 직접 실행한 경험을 나눠주세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