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실전 일지 · 2편

우리 집 한 달 생활비를 처음 제대로 세어봤다

어림했던 것보다 30만원 더 나가고 있었다. 지출을 네 갈래로 나눠 마주한 이야기.

"우리 집, 한 달에 얼마나 쓸까?" 이 단순한 질문에 나는 오래 대충 답해왔다. 머릿속으론 "한 550쯤?" 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제대로 세어봤다. 월급 통장에서 나가는 것, 배우자에게 매달 넘기는 생활비, 카드값, 자동이체까지 전부. 결과는 500만원대 후반. 어림했던 것보다 30만원 넘게 많았다.

30만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년이면 400만원 가까이 된다. 나는 그동안 우리 집 지출을 그만큼 과소평가하며 살아온 것이다.

왜 이런 착각이 생겼을까. 이유는 하나였다 — 비정기 지출을 빼먹었기 때문. 매달 나가는 건 얼추 알지만, 1년에 몇 번씩 목돈으로 나가는 것들 — 자동차 보험, 명절, 여행, 경조사, 건강검진, 가전 교체 — 이걸 월 예산에서 빼놓고 살면 "계산은 맞는데 목돈 나갈 때마다 휘청"이는 삶이 된다. 딱 내 얘기였다.

세어본 김에 지출을 네 갈래로 나눠봤다.

  • 고정 (주거·대출·보험·통신·교육): 약 절반
  • 변동 (식비·외식·교통·쇼핑): 약 30%
  • 비정기 (연간 목돈을 월로 환산): 약 15%
  • 미래 배분 (투자·연금 적립): 약 3%

나눠보니 뜻밖의 게 보였다. '생활비'라고 뭉뚱그렸던 돈 안에, 사실 투자와 연금과 여행 적립 같은 '미래를 위한 돈'이 이미 섞여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강제저축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여기서 배운 것. "우리 집 한 달 생활비"라는 한 덩어리 숫자는 아무 쓸모가 없다. 네 갈래로 쪼개야 비로소 "어디를 줄일 수 있고, 어디는 건드리면 안 되는지"가 보인다.

그리고 하나 더 — 줄이는 게 늘 정답은 아니라는 것. 무조건 최소로 조이면 잠깐은 되지만 결국 리바운드가 온다. 다이어트 요요와 같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몇 년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다음 편에서는 보험을 열어보며 그 얘기를 이어가려 한다. 매달 60만원씩 나가던 그 보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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